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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알파고 이후의 금융경제 학습주제 화폐·금융
등록일 2016-06-16 조회수 1817
올해 3월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바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이었다. 바둑은 절대로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비웃듯이, 알파고는 현재 인간 최강의 바둑 고수라고 볼 수 있는 이세돌에게 완승을 거두어 버렸다. 다섯 번 대결 중 단 한번만 승리한 이세돌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희망으로 등극해 버린 것이다. 알파고의 완승 이후 인공지능의 발전이 새삼 주목받게 되었다. 과연 미래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그 미래는 빌 게이츠가 예측한 것처럼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고 레이 커즈와일의 희망대로 인류에게 축복이 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인공지능으로 인한 미래의 변화는 우리가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일 것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산업분야는 금융업일 것이다. 여태까지의 금융업의 발전에서 그랬듯이, 기술의 발전은 점점 더 인간이 수행해야 하는 업무의 영역을 축소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이 금융업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일자리 축소 그 이상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하여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면 금융산업이 안정될 수 있지 않겠는가는 희망이 그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간은 합리적 주체라는 주류 경제학의 기본적인 전제는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감정을 가진 인간은 항상 이성적이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면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컴퓨터는 인간과 달리 항상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만일 그렇다면 금융자본주의는 버블의 생성 및 붕괴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며 금융안정을 책임지는 중앙은행과 정부는 별로 할 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금융안정의 관점에서 인공지능이 전적으로 인간을 대신하여 투자행위를 하는 것은 정말로 위험하다는 점을 말하려 한다. 바둑경기에서 인공지능은 절대로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믿음이 산산조각 난 것처럼 조만간에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훨씬 더 자산운용을 잘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을 믿지 못하는 것과 동일하게 우리는 인공지능을 전적으로 신뢰해서는 안된다.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할수록 역설적으로 우리들은 인공지능에 대해 ‘무엇을 모르는지 ‘에 대해 잘 모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인공지능의 위험성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인공지능은 영화 터미네이터에서의 스카이넷처럼 자아를 가지지 않을 수도 있다. 자산 운용에 최적화된 알고리즘 프로그램은 인간처럼 감정에 휘둘리지도 않고 냉정하게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다. 하지만 알고리즘은 설계 당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도래할 때 전혀 대응하지 못한다. 알파고 프로그램으로 다시 돌아가면, 현재 상황에서 인간 고수가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역설적으로 엄청나게 빨리 바둑을 두는 것이다. 분명히 알파고는 인간보다 수십만배, 수백만배나 빨리 계산을 해 낼 수 있지만 오히려 빨리 바둑을 두게 되면 제대로 대응을 못하게 된다. 금융산업도 동일하다. 정상적인 상황 하에서 가장 최적의 방식으로 투자 결정을 하도록 짜여진 알고리즘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는 글자에 줄 하나만 그어저도 제대로 인식을 못한다. 물론 언젠가는 컴퓨터가 인간에 비슷한 수준으로 사물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며 비정상적인 상황에서의 순발력도 향상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상황은 계속된다. 금융안정의 측면에서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지난 2010년 5월 미국의 주식시장이 폭락한 Flash Crash의 가장 큰 원인도 알고리즘 거래였다. 알고리즘은 오로지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을 한다. 문제는 그러한 알고리즘이 모여서 거대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버블 발생의 원인 중 하나인 군집행동(herd behavior)의 관점에서도 인공지능은 오히려 더 위험하다. 물론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것은 인간이지만, 알파고의 사례에서 보듯 장래의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할 것인데 타인의 투자전략을 모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면 어떠한 고려 없이 다른 알고리즘을 복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미래의 금융위기는 훨씬 더 끔찍해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금융회사들로 하여금 인공지능의 이용을 제한할 수는 없다. 결국 금융회사의 가장 큰 목표는 이윤의 극대화이고 인공지능은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가장 효율적으로 보이는 수단이니 말이다. 중앙은행과 정부는 아무리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하더라도 인공지능의 투자는 인간의 투자만큼이나 위험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인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배트맨은 저스티스 리그 팀원을 찾아야 한다면서 그 이유로 ‘그냥 느낌이야(Just a feeling)’라고 말한다. 이 대사는 평론가들과 관객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인공지능 시대에서 중앙은행과 정부가 위기 시 해야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는 인공지능이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차원적인 인식능력이기 때문이다.

김상호 과장(외환건전성조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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