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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저성장 시대, 한국경제가 나이 듦에 대처하는 방법 학습주제 한국경제
등록일 2016-06-16 조회수 3277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의 육체는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사고는 경화되어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러나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기에 흐르는 시간 앞에서 아름답고 두려울 것이 없었던 젊은 날을 추억하며 우리는 늙음을 받아들인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도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 초저출산 사회 등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소식들은 한국경제가 빠르게 노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가 노화됨에 따라 한국사회는 연10%를 넘는 달콤했던 고성장 시대를 추억하며 연3%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성장률에 익숙해져 버렸다.

 경제 성장률 하락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탈출하려 몸부림 치고 있으며 중국도 고성장의 시대를 마감하고 중속 성장의 ‘신창타이(新常態)’를 표방하고 나섰다. 남부 유럽의 청년 실업률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가 저성장의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IMF는 금융위기 이후 세계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저성장에 대한 원인을 생산가능인구 감소 및 기술혁신 속도 하락에서 찾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부터 만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할 예정이다. 이에 따른 노동력 감소와 소비 및 투자 수요의 감소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저하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기술혁신 또한 예전처럼 경제성장을 견인하기 힘겨워 졌다. 노벨경제학자 솔로우는 자본량이 늘어날수록 한계생산성이 하락하여 더 이상의 투자와 경제성장이 이루어 질 수 없음을 지적하며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새로운 투자와 고용을 창출하는 기술혁신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2차 산업혁명, 3차 정보통신산업 혁명과 같이 새로운 분야에서 혁명적인 기술발전을 지속적으로 이룩하기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현대사회의 기술혁신은 경제에 대한 파급력에 있어 예전의 그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자동차와 스마트 폰을 예를 들면, 자동차의 발달로 인해 도로, 관광·숙박업이 발달하는 등 기존산업은 산업창출의 효과가 매우 크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이러한 연쇄효과가 상대적으로 작다. 스마트폰의 경우 디지털 카메라, MP3, TV, PC 등 많은 제품의 대체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앞으로의 기술혁신이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고 잠재 노동력을 끌어내기보다 기존의 산업과 노동력을 대체하게 된다면 기술혁신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과거와는 달리 줄어들게 된다.

 


 물론 지속적인 기술혁신이 가능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조엘 모키르 교수는 “혁신의 영역은 고갈되지 않았다”며 로봇, 인공지능, 신소재·물질, 자료와 통계 처리, 생명 시스템과 의료 등 새로운 혁신 분야를 제시하고 있다. 필자 또한 인류는 기술혁신을 지속해 나갈 것이며 끊임없이 진보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기술진보의 과실이 사회의 구성원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는다면 저성장의 타개는 자칫 요원한 길이 될 수 있다. 정부와 가계부채의 급증, 청년실업의 증가로 인해 처분 가능 소득이 줄어들고 사회 전체의 소비여력이 줄어든다면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새로운 투자와 고용을 창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낮아진 성장여력으로 인해 작아진 결과물의 분배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고조된다면 저성장의 굴레를 벗어나기 더욱 힘들어 진다.

 대단히 불행하게도 한국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5번째로 사회갈등지수가 높게 나타나는 등 저성장에 따른 경제 기저의 변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청년들은 넘치는 구직기회, 뛰어오르는 자산가치, 풍족한 연금을 누린 기성세대들을 누릴 것을 다 누리고 고통을 분담하지 않는 세대라 비판하고 있으며, 반대로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이 배고픈 시절을 모르고 성취를 위해 노력하지 않음을 비난한다.

 두 세대가 살아온 시대가 다른 만큼 서로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대갈등은 당장 출산율 및 미혼율의 급격한 증가, 높아지는 청년실업 등의 경제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개저씨, 꼰대, N포세대, 이케아 세대, 문송하다, 헬조선 등의 신조어에서 드러나는 다른 구성원에 대한 혐오와 자기비하의 감정이다.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 앞에 좌절한 나머지 서로에게, 자신에게 상처를 주지만 결국 이러한 혐오와 비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손에서 방향키를 빼앗고 우리 사회를 침몰시킨다.

 사람들은 안티에이징을 위해 항산화 물질을 섭취하며 운동을 통해 체력을 유지한다. 이처럼 한국경제도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통해 산업을 재편하고 미래성장 동력에 과감한 투자를 하여 지속적인 기술 진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우리가 늙어감에 따라 안티에이징 못지않게 노화를 받아들이고 마음의 넉넉함과 원숙미를 가꾸어야 하듯이 한국사회 또한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현상을 받아들이고 결과물을 어떻게 나누어 사회적 갈등을 봉합할 것인가에 대하여 깊이 성찰하여 보다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지도층은 더 이상 과거의 성장 공식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며 기성세대들은 제 위치에서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 청년의 아픔을 공감하고 보듬어야 한다. 또한 청년들은 혐오와 자조보다는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통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한국사회는 누구보다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이제부터라도 미래세대에게 좀 더 나은 사회를 물려줄 수 있도록 양보와 관용의 지혜를 발휘하여 사회적 토론과 합의를 통해 저성장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옥지훈 조사역(대전충남본부 경제조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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